2025년 7월, 미국증시에서 민주 광풍이 다시금 불붙고 있다. 콜스·오픈도어·퀀텀스케이프를 비롯한 저가 소형주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중심의 투기적 수요로 인해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공매도 높은 종목 중심으로 다시 타오른 밈 열풍
2025년 7월 들어 미국증시에서 소위 ‘밈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 단기간에 급등하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번 급등의 주요 특징은 2021년 게임스탑 사태와 유사하게, 공매도 비율이 높은 저가 소형주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의 투자 열기를 타고 폭등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대표적인 종목은 미국 유통업체 콜스(Kohl’s), 온라인 부동산 매매 플랫폼 오픈도어(Opendoor), 차세대 배터리 기술 기업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 등으로, 이들 종목은 실적 개선이나 기업 뉴스 없이 순수히 투자자 군중심리에 의해 주가가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투기적 양상을 띤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콜스, 공매도 잔고 49% 속 폭등…SNS·레딧 집중 주목
콜스 주가는 7월 22일 개장 직후 100% 넘게 급등하며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장중 최고가 약 21달러를 기록한 후 종가는 전일 대비 +39%인 14달러대로 마감됐다. 거래량은 평소의 25배인 1억 8천만 주를 넘겼고, 콜옵션 거래량도 36만 건 이상으로 폭증했다.
콜스 주가 폭등의 주요 원인은 높은 공매도 잔고로, 유통주식의 약 49%가 공매도된 상태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숏 포지션에 대한 반발로 매수세가 몰리며 숏스퀴즈 현상이 발생했고, SNS 플랫폼 Stocktwits와 레딧 WallStreetBets 등에서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콜스가 최근 실적 악화와 CEO 경질 등 부정적 이슈를 겪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발표된 1분기 실적에서는 1,500만 달러 순손실을 기록했고, 매출은 전년 대비 4%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집중된 매수세만으로 주가가 급등한 점은 2021년 민주 사태와 유사한 양상을 보여준다.
오픈도어, 6 거래일 간 300% 급등 후 급락…‘묻지 마 투자’ 경계
오픈도어 주가는 7월 초부터 불과 6 거래일 만에 300% 이상 급등했다. 7월 21일에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으며, 일시적으로 473%에 달하는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는 정점 대비 40% 이상 하락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는 헤지펀드 매니저 에릭 잭슨의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X(구 트위터)에 “오픈도어 주가가 82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발언을 남겼고, 해당 내용이 SNS와 커뮤니티에 확산되면서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이후 레딧 WallStreetBets 게시판에도 티커가 등장하며 매수세가 집중됐다.
그러나 오픈도어는 미국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으로, 창사 이래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으며 2026년까지도 적자가 예상된다. 고금리와 매물 부족으로 인한 부정적 영업 환경이 지속되고 있어, 주가 급등이 내재가치와는 무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퀀텀스케이프, 기술 뉴스 타고 급등…‘밸류 부담’ 경고
퀀텀스케이프는 7월 중순 ‘코브라 분리막’이라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발표하며 단기적으로 150% 이상 급등했다. 폭스바겐 및 일본 Murata와의 협력 소식도 더해져 주가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기술 발표 이후에는 차익 실현 매물과 함께 하루 17% 급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졌다. 현재 퀀텀스케이프의 공매도 비율은 18%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숏커버링이 주가 변동성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의 매출 규모가 여전히 미미하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2026년 예상 매출을 기준으로 한 P/S 비율이 100배를 넘고 있으며, 주요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4달러대로 최근 주가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기대가 반영된 상태로 보며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기타 종목도 급등…밈주 확산세 뚜렷
민주 현상은 콜스·오픈도어·퀀텀스케이프 외에도 확산되고 있다. 도넛 업체 크리스피 크림(Krispy Kreme), 액션캠 제조사 고프로(GoPro), 대체육 기업 비욘드 미트(Beyond Meat) 등의 종목이 밈 열풍에 편승하며 단기 급등했다.
특히 고프로는 7월 23일 장중 60% 이상 상승했고, 크리스피 크림은 30% 넘게 주가가 올랐다. 이들 기업 모두 최근 실적 부진 및 경영 악재가 있었음에도 주가가 급등했으며, 공매도 비율이 높다는 공통점이 부각됐다. 크리스피 크림의 경우, 유통주식 중 26%가 공매도 상태였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매수 신호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언더독’ 기업들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구조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평가된 주가와 높은 공매도 잔고가 결합될 경우 밈 투자자들의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아,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가격 변동성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 주의 필요…2021년과는 다른 환경
현재 민주 열풍은 투자 심리에 의해 과열되고 있으나, 2021년과는 달리 거시 환경은 유동성 측면에서 불리하다. 당시에는 초저금리와 현금 유동성이 뒷받침되었지만, 현재는 고금리 기조와 경기 둔화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의 민주 급등이 군중심리에 기반한 일시적 현상이며, 대부분의 경우 급등 뒤 급락으로 마무리된다고 경고한다. 특히 장중 거래 정지, 호가 급변, 유동성 부족 등의 위험 요인이 상존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은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FOMO(Fear Of Missing Out)에 편승해 투자에 나설 경우 손실 위험이 크며, 실적 및 펀더멘털을 면밀히 검토한 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 열기에 휘둘리기보다는 장기적인 투자 원칙과 분산 투자 전략이 보다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